금소처 분리설에 ‘우수 인력 유출’ 우려

입력 2025-07-28 00:23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 보호 기능을 담당하는 직원 4명 중 1명이 공인회계사·변호사 등 전문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에서 거론되는 분리 독립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 인력이 대거 이탈해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현재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의 실무자급 직원 중 86명이 전문 자격을 갖고 있다. 공인회계사가 37명으로 가장 많고, 변호사 32명, 보험계리사 14명, 박사학위 소지자 5명이다. 이중 2명은 전문 자격을 2개 보유한 ‘이중 자격자’다. 금소처의 현원 344명 중 4분의 1이 금융 업무와 유관한 전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는 금감원에서 금소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이라는 별도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금융감독체계 개편 과제 중 하나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그동안 금융 당국이 보여준 역량이 미흡했다고 보고 새 조직을 만들어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소처의 업무 역량이 이복현 전 원장 임기를 계기로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계 관계자는 “근래에는 금소처에 가면 인사상 이득을 주겠다는 식으로 우수한 인재를 많이 보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소처 분리로 이직에 유리한 ‘우수 인력’만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 직원들은 지난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조직 분리로 인사교류가 단절되면 급격한 인력 유출이 우려된다”며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의 질적 하락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