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상현(사진) 국민의힘 의원을 27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소환을 앞두고 ‘명태균 게이트’ 관계자 진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특검은 이날 윤 의원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윤 의원은 특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진지하게, 진실되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이 현역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 20대 대선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2022년 6월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8일 압수수색 당시 특검은 윤 의원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관리 업무방해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언급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 소환을 앞두고 이미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진척된 명태균 게이트 관련 사실관계를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5일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것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를 명씨로부터 공유받은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는 29일, 김 여사에게는 다음 달 6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한 상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 이후 특검 조사와 형사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어 이번 소환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김 여사 측은 혐의별로 쪼개 조사받게 해 달라는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