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 사업 부문이 올 2분기 적자 성적표를 받으면서 TV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며 LG TV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27일 LG전자에 따르면 MS(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사업부는 2분기 매출 4조3934억원에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3.5%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4.4%로 급감했다. MS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을 거듭하다가 올해 1분기 0.1%로 소폭 개선됐지만, 2분기 상황은 다시 나빠졌다.
LG전자는 저조한 2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약화, 하드웨어 수요 정체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와 마케팅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LG전자 TV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주력인 OLED TV 시장 확장성 한계와 중저가 제품 경쟁력 하락이 꼽힌다. OLED TV는 연간 판매량이 정체되면서 매출도 감소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이 15%로, 삼성전자(3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문제는 2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 TCL이 점유율 13.3%, 하이센스가 10.9%를 기록하며 LG전자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 우위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TV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중국의 OLED 기술력이 한국에 뒤쳐져 있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평가지만, LCD처럼 OLED도 역전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리미엄 TV마저 중국 기업이 장악하면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TV 브랜드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지난해 31.3%로 급성장한 반면 삼성과 LG전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33.4%에서 28.4%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저가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데다가 같은 스펙으로 비교해도 중국 제품이 훨씬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TV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지 않으면 TV 시장 점유율을 더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