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심형 습지 보전 모델’ 전 세계에 제시

입력 2025-07-27 18:30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 25일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드론을 활용한 장항습지 철새 먹이 주기 활동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가 도심형 습지 보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전 세계에 제시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장항습지의 혁신적 보전 사례를 집중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 시장은 발표에서 장항습지는 매년 3만 마리 이상의 겨울철새가 찾는 대한민국 대표 도심습지이자, 시민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생태보전의 산 현장임을 강조했다. 고양시는 시민들과 함께 드론 먹이주기 봉사대를 운영하고, 세관 기부 곡물을 재활용해 철새 먹이로 사용하는 등 기술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모델을 실현했다.

산업·농업용 드론을 생태보전에 세계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철새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차단 등 생태계와 기술의 공존 사례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세관에서 기부받은 폐기곡물을 철새 먹이로 순환 활용해 버려질 자원을 생태적 가치로 전환한 폐기물·생태 순환모델로 평가받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 장항습지에서는 올해까지 AI 발생이 한 차례도 없었으며, 지난 3월에는 희귀종 흑두루미 21마리가 장기 체류하는 등 보전 효과가 입증됐다.

람사르협약 총회 실천사례 발표에는 고양시와 일본 나고야, 남아공 오보스트랜드, 인도 코치 등 4개 도시가 세계를 대표해 참여했다.

이 시장은 영국왕립보호협회(RSPB) 니콜라 크록포드 최고정책관을 만나 1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멸종위기 넓적부리도요 보호를 위한 국제도시간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그는 중국 치치하얼, 한국 순천과 구축한 두루미 네트워크처럼 국경 없는 철새 보호를 위한 글로벌 연대의 절실함도 강하게 피력했다.

이어진 칠레 발디비아시 카를라 시장과의 회담에서 이 시장은 “고양시는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민·관 협력과 기업참여형 지속가능 보전모델을 실현 중”이라며 “습지는 인류 모두의 자산이니 국제사회 전체가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카를라 시장도 고양시의 경험에 공감하며, 2027년 ‘습지도시 시장단 회의’에 고양시를 공식 초청했다.

고양=박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