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서울 최고기온 38도

입력 2025-07-26 00:40

‘극한 호우’가 지나가니 ‘극한 더위’가 다시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일평균기온 평균은 24.4도였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1위다. 일최고기온 평균도 29.4도로 역시 1위다. 낮더위만큼 밤더위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일최저기온과 밤최저기온 평균은 각각 20.1도와 20.6도로 역시 역대 1위다. 52년 만에 잇따라 신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이런 폭염은 ‘이중 고기압’ 현상 때문이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 2개의 고기압이 한반도를 겹겹이 덮는 상황이다. 현재 고도 약 5㎞ 대기 중상층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장악한 가운데,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도 서쪽에서 세력을 넓혀오며 12㎞ 상공을 차지하고 있다. 2개의 뜨거운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자리하면서 열이 축적되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한여름에 이불을 두 겹 두르고 난로까지 쬐는 격이다. 여기에 대기 하층 저기압 때문에 남동풍이 불면서 서울 등 서쪽 지역이 유달리 더워지고 있다.

더위 하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가 떠오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역대 일최고기온 기록 면에서 대구는 이미 최고 자리를 다른 지역에 내준 지 오래다. 오늘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은 서울이다. 낮 기온은 무려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1907년 10월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중 기온이 가장 높게 올라간 날은 38.4도를 기록한 1994년 7월 24일이다. 38도까지 오를 경우 118년 동안 4번밖에 사례가 없을 이례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서울의 역대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기록한 39.6도였다. 아직 초여름이라 이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도 있다.

기후 변화가 해마다 극심해지는 만큼, 폭염도 더 독해지고 길어지는 양상이다. 지역별로 편차도 심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시스템도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하겠다.

김준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