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에 맞선 희망개혁연대 필요”… 한동훈,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입력 2025-07-24 18:52 수정 2025-07-24 19:05
사진=윤웅 기자

한동훈(사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며 8·22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상황을 겨냥해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탄(탄핵 반대)파 인사들의 대거 난립을 싸잡아 비판하며 장외 활동을 통한 별도 세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윤 어게인’이 아니라 보수가 다시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지도록 바로 세우는 ‘보수 어게인’”이라며 “제가 현장에서 마중물을 퍼올리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그간 당 안팎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의견을 들어온 점을 설명하며 “하나같이 국민께 보여지는 당과 보수정치의 모습을 우려하고 있었다. 최근엔 혁신 거부를 넘어 당을 극우화시키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 우리 당 후보로 나섰던 분, 당권 도전을 선언한 분들까지 맞장구치는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전한길씨 입당에 우호적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 등 반탄파 당권주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한 전 대표의 불출마에는 옛 친윤(친윤석열)계가 주류를 차지하는 당내 권력지형 속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도 담겨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친윤계가 반한(반한동훈) 단일대오를 형성할 경우 전당대회가 혁신을 위한 경쟁보다 계파 싸움 구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당 의원들을 향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는 상황도 한 전 대표로서는 고심이었다. 전대에 나서는 과정에서 특검 수사를 방어하는 건 정치적 소신과 충돌하고, 이를 수용하는 건 또다시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의 불출마는 당권경쟁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당장 찬탄파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쇄신파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반극우 전선’ 구축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오 시장과 오찬 회동 후 인적 쇄신을 포함한 당 혁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앞서 오 시장은 오전 페이스북에 “누가 보아도 지금은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가는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조 의원도 오는 27일 오 시장과 만난다.

이형민 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