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방송 중단하자 방해 전파 10개 중단 화답

입력 2025-07-24 18:46 수정 2025-07-24 23:49
연합뉴스TV 캡처

국정원이 대북심리전 일환으로 송출하던 대북방송을 52년 만에 중단하자 북한도 대북방송 방해 목적으로 보내던 방해 전파 10개를 중단했다.

24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방해 전파 주파수 중 10개를 송출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은 주파수는 2~3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이런 조치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상대도 우리를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상응 조처를 목표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긍정적 시그널을 받은 것으로 정부는 해석하고 있다. 북한은 정부가 지난달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상호 조처 성격으로 대남 소음 방송을 껐다. 북한이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상태에서도 새 정부의 대북 제스쳐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음이 지속 확인되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달 들어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FM, 케이뉴스, 자유코리아방송 등 대북 라디오 방송과 대북 TV 방송 송출을 순차적으로 중단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통일의 메아리와 평양방송, 평양FM 등 대남방송 송출을 중단한 데 따른 조치였다. 북한은 2023년 말 통일·동족 개념을 사회 전반에서 지우면서 대남 방송도 중단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가 (대남방송을) 재개하면 대응하겠지만 우리가 먼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북 심리전 방송 담당 조직은 앞으로 안보위협 탐지와 조기 경보, 우리 국익 현안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 확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남북 간 대화 재개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쉽게 대화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고,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대북 대화를) 급하게 안 하겠다”라며 “(북한과) 군사적 긴장 고조를 완화하는 게 중요하며, 우발적 충돌을 막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하노이회담 결렬 후 6년째 단절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은 미국이 확실한 메시지를 발신하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과거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북한도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노이 노딜’ 후 미국에 대한 불신이 짙어진 만큼 북미대화 재개 역시 단시간에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