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출 쉽도록… 평판·업력 반영한 신용평가 모델 구축

입력 2025-07-25 00:21

앞으로 평판이 좋거나 업력이 오래된 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사에서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정규직 직장인을 우대하는 금융권의 기존 신용 평가(신평)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경기 성남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평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이 행사는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세 번째로 마련된 자리다.

지난 17일 두 번째 간담회에서는 “30년 성실하게 장사하신 어머니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어 사채를 써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 부위원장은 “소상공인 개인의 신용이나 담보, 보증 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전통적인 자금 공급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AI 등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출 이력 등 기존 금융 정보 외에도 소상공인이 쌓은 평판과 업력 등 비정형 정보가 신평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마이 데이터 서비스의 소상공인 버전인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를 출시하고 소상공인 전용 신평 모델(SCB)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나 온라인 셀러 등 일부 업종 특화 신평 모델을 만들어 대출 이력이 없거나 신용 점수가 낮더라도 돈을 빌려주고 있다.

금융위는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가 각종 정보를 한데 모아 보는 것뿐 아니라 ‘원스톱 사업 비서’ 역할을 하도록 상권 분석과 매출 분석 등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연내 도입안을 확정하고 내년에는 신용정보법 등 필요한 법령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용정보원은 흩어져 있는 소상공인의 정보들을 통합 관리하는 소상공인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한다.

토큰 증권(STO)을 통해 소상공인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소상공인이 자신의 사업을 알리고 그 수익을 배분하는 조건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는 구상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