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사진)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4일 “‘한국 미술 오천년’ 전시를 세계 순회전 형식으로 선보이기 위해 기획 중”이라며 “우리 한국 문화의 진수를 ‘K컬처’의 뿌리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45년 전에 열린 ‘한국미술 오천년’ 전시는 한국 미술이 서구권에서 인정받게 되는 큰 계기가 됐다”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1979년 5월부터 1981년 10월까지 뉴욕·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전시회는 신라 금관,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국보급 유물 350여점을 통해 한국 미술의 정수를 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상대 박물관·미술관 등과 협의하려면 2~3년 후 열릴 것”이라면서도 “이 전시만 제대로 해내면 (관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부대시설을 재정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2005년 용산에 박물관을 개관할 당시만 해도 관객 100만명은 꿈의 숫자였는데 현재는 연간 400만 명이 찾아온다”며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주차 문제”라고 했다. 또 박물관 내 편의시설 부족 문제는 어린이박물관 이전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관람료 정책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 관장은 “무료입장과 유료입장의 경우 관람객 태도부터 다르다”며 “무료가 일상화돼 있다가 입장료를 받게 되면 국민적 저항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국민 동의를 받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설전시는 무료이며, 특별전의 경우 성인 기준 5000원에서 1만8500원 사이에서 입장료가 책정되고 있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