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재소장·오영준 재판관 취임… ‘진보 우위’ 9인체제로

입력 2025-07-25 01:22

김상환(59·사법연수원 20기) 신임 헌법재판소장은 24일 “국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헌재소장으로서 제게 맡겨진 주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라며 “그 중심에는 ‘믿고 승복할 수 있는 재판, 헌법의 뜻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재판’이라는 본질적인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김 소장은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은 국민이 부여한 헌법재판권한 행사의 전제임을 명심하고, 어떤 선입견 없이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를 독립성이나 공정성이 의심받는 위치에 둠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난해한 용어 등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온 헌재 결정문을 쉽게 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소장은 “내용상 좋은 재판을 하는 것만큼이나 그 과정과 결과를 쉽게 공개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는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소장과 함께 오영준(56·사법연수원 23기) 신임 헌법재판관도 취임했다. 오 재판관은 “다수에 의한 의사결정은 마땅히 존중돼야 하나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고 불공정한 기준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헌법재판관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소장과 오 재판관 취임으로 헌재는 ‘9인 체제’로 정상화됐다. 지난 4월 문형배·이미선 전 재판관 퇴임 후 3개월간 이어진 공백상태가 해소된 것이다. 진보 성향으로 평가되는 김 소장과 오 재판관의 합류로 헌재의 이념 지형도도 ‘진보 우위’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9명의 재판관 중 김 소장과 오 재판관,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평가되고, 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