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전체 선교사 중 20·30대 비중이 70%였는데 지금은 7%도 안 됩니다. 청년 선교자원의 수급 없이 이대로 10년이 지나면 산술적으로 사역을 종결해야 하는 선교단체가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최욥(50) 선교한국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서울 금천구 선교한국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선교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다음 달 4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개막하는 제19회 선교한국대회를 앞두고 만난 최 사무총장은 “청년을 잃는 것은 곧 시대적 호환성을 잃는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선교한국은 지난 37년간 총 18회 대회를 통해 3만6000여명의 헌신자를 배출했다. 그는 “선교한국은 경제 성장과 교회 부흥의 에너지가 선교로 분출될 수 있는 연합 선교운동의 플랫폼을 제공했다”며 “이것이 한국교회의 공공재로 쓰일 수 있도록 교회와 학생 단체, 파송 단체의 연합 형식을 유지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90년대 후반 한국교회 부흥기를 회상하며 “선교한국 참석자들이 6000여명씩 모였을 때 강의실 바닥 코일 매트 위에서 자고 대야에 물을 떠놓고 샤워한 적도 있었다. 그때의 헌신이 너무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최 사무총장이 제시하는 해법은 ‘선교한국 2.0’이다. 최 사무총장의 말이다. “지금 세대는 카리스마 있는 강사의 일방적인 메시지보다는 소통하고 이해하며 자신의 감동을 나침반 삼아 헌신하려고 합니다.”
그는 교육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의 ‘비계 이론’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스스로 이해와 발견을 통해 선교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발판(비계) 같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의 헌신 카드도 ‘Go(나가는 선교)’ ‘Send(보내는 선교)’ ‘Welcome(환대하는 선교)’ ‘Mobilize(동원하는 선교)’로 다양화했다. 여기에 ‘유어 업(Your up)’을 추가해 청년들이 직접 선교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오는 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올해 대회 주제는 ‘세상의 희망 예수’다. 그는 “이 시대 청년들이 기회 감소와 양극화, 극심한 경쟁으로 우울해하는 상황에서 산 소망이 되는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빌드업’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최 사무총장은 “청년들은 한꺼번에 열 단계를 뛰어넘기보다 차근차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며 ‘나의 희망 예수’에서 시작해 ‘열방의 희망 예수’로 확장되는 단계적 접근을 소개했다.
강사진도 젊은 세대로 구성했다. 그는 “1세대 동원가들은 선택 강의를 섬기며 청년들을 곁에서 만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교사로 15년간 사역한 그는 “선교지와 본국을 모두 품는 하이브리드 심장을 가져야 한다”며 “제 인생 일정 부분을 조국 청년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소명을 전했다.
MZ세대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청년들은 환대와 경청과 진정성에 반응한다”며 “정답을 투척하는 것이 아니라 해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무총장은 “회막을 떠나지 않는 청년 여호수아가 있었기에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었다”며 “하나님의 말씀과 임재 앞에서 구별된 청년들이 서야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