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레슬리 뉴비긴은 영국 교회가 부흥할 당시 인도 선교사로 파송됐던 인물이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영국 교회의 쇠락을 보며 그 원인을 서구 교회의 잘못된 문화 접근법에서 찾는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복음을 전하려면 이에 맞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저자는 계몽주의 영향으로 성경보다 인간의 이성과 과학적 지식에 무게를 더 두는 시대에선 “계몽주의적 시도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책은 두 권으로 출판된 걸 합한 것이다. 읽다 보면 묘하게도 원래 한 권의 책인 듯한 느낌을 준다. ‘삼위일체’ ‘신앙과 교리’ ‘변하는 세상 속에서의 복음’이란 3가지 주제를 다룬다. 기독교 외에 유일신을 주장하는 종교로는 이슬람과 유대교가 있다. 하지만 한 명의 신은 결코 전지전능할 수 없다. 혼자선 사랑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의 하나님은 삼위일체 즉 공동체로 존재한다. 그래서 삼위일체는 곧 교회 공동체와 연결된다.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로 서로 사랑하며 천국을 예표하는 곳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이해하려면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인간의 지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물을 연구해 아는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와 마주하며 습득하는 지식이다. 사람이 사물을 연구하듯 이해한다면 몸의 기능은 알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람의 인격을 알기는 힘들 것이다.
과학적 지식만이 객관적 진리라고 여겨지는 시대다. 신앙은 사적 영역으로 치부된 지 오래다. 하지만 세상의 지식은 공부와 연구를 통한 앎일 뿐이다. 세상을 창조한 그리스도의 인격을 경험할 때 비로소 참된 앎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저자는 과학적 지식보다 성경적 토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이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주제인 ‘변하는 세상, 변함없는 복음’에선 기독교 신앙과 과학의 관계, 복음과 공공 영역을 잇는 선교적 관점을 제공한다. 타종교인 역시 하나님의 형상이며 세상 속 모든 진리 또한 그분의 진리가 반영된 것이다. 세상의 아름다움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이를 삼위일체 안에서 탄생한 교회 공동체가 세상에 삶으로 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독교인이 믿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이 복음을 왜 받아들이지 못하는지를 명확히 밝히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변하는 세상 가운데 변하지 않는 복음을 어떻게 전할지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