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 삼부토건 前 회장 아들에 이종호와 관계 추궁

입력 2025-07-24 00:01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의 아들 조모씨를 구치소에서 만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아는 사이가 맞느냐”고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서울구치소 로비 의혹’에 이 전 대표가 실제로 연루돼 있는지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계좌 관리인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전날 조씨가 수감된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가 약 2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조씨는 라임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는데, 이 전 대표 로비로 2심 이후에도 본인 희망대로 다른 구치소로 이감되지 않는 특혜를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씨는 최근 특검 조사를 위해 수감 중이던 충남 홍성교도소에서 서울 남부구치소로 이감됐다.

의혹의 발단은 이 전 대표의 2023년 9월 11일자 통화 녹취록이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이제 얘(조씨)는 대법원까지 가는 기간 한 4~5개월 동안은 서울구치소에 있고 싶어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삼부토건이 지금 OO이 아버지가 회장이거든”이라며 “(서울구치소) 거기는 독방이다. 아는 사람이 많이 있어서 편하다”고도 했다. 이후 조씨는 이 전 대표 말대로 2심 선고 이후로도 3개월 넘게 서울구치소에 머물렀다.

특검팀은 남부구치소에서 조씨를 만나 “이 전 대표를 아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조씨는 “모른다. 이종호라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언론이나 주변에서 얘기하니 아는 정도”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무관한 사이라고 못 박은 셈이다.

특검팀은 구치소 이감 관련 의혹도 캐물었다. 특검팀이 “그럼 왜 거기(서울구치소)에 남아 있으려고 했느냐”고 묻자 조씨는 “낡은 서울구치소에 남아 있으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시설도 안 좋은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씨는 오히려 특검팀에 “(새로 지은) 동부구치소로 가면 방도 크고 더 좋은데 누가 여기에 남아 있으려고 하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녹취록의 ‘독방’ 대목을 들어 조씨에게 “(서울구치소에서는) 독방을 쓸 수 있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이에 조씨는 “독방도 동부구치소가 더 좋다”는 취지로 망설임 없이 답했다고 한다.

특검은 지난 21일과 이날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실제 구치소 이감 관련 민원이 있었는지, 이 전 대표가 이 과정에 영향력을 미쳤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관련 진술을 종합해 조 전 회장 부자와 이 전 대표, 김 여사 간 연결고리가 없는지 살필 계획이다.

이서현 구자창 박재현 기자 hy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