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가부장제에 딴지를 건 여성들’이라는 부제만 봐도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 여성들이 그저 유교 사회 틀 안에 갇혀서 만들어지기만 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책은 우선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탄생한 조선에서 남성 중심의 유교 질서가 구축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탐색한다. 조선의 이상적인 여성상은 남성을 위해 덕과 재주를 쓰는 현명한 부인, 남성을 위해 순종하는 요조숙녀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여성의 건강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그렇다고 모든 조선 여성들이 유교 세상에 갇혀 지낸 것은 아니었다. 조선 후기 ‘여성’ 유학자 임윤지당은 “나는 비록 부인의 몸이지만 천부적인 성품에는 애당초 남녀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선언한다. 17세 초 조선에 들어온 담배는 여성에게는 금기였지만 어느새 여성들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는다.
유교 질서에 맞선 조선 여성들의 분투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