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중국의 ‘첸판 프로젝트’가 운반 로켓 부족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상하이 시정부 지원을 받는 위안신위성과학기술이 올해까지 총 648개의 첸판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지만, 현재 발사한 위성은 90개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첸판 프로젝트는 주파수 독점 방지를 위한 국제규정에 따라 궤도와 무선 주파수를 확보한 후 일정한 시간 내에 정해진 비율의 위성군을 배치해야 한다.
위안신위성과학기술은 2030년까지 1만5000개의 위성을 활용해 전 세계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목표 아래 2027년까지 1296개의 위성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선 매달 3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해야 한다.
이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중국 내 위성 제조 및 발사 용량이 폭발적인 위성 배치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태”라며 “로켓 부족 현상이 10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미국 스타링크 운영사인 스페이스X는 재사용이 가능한 ‘팰컨9 로켓’을 활용해 일주일에 2회, 한번에 24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지만 중국은 그런 기술이 없다.
중국 국영기업이 만든 창정 로켓은 1회에 18기의 위성만 실을 수 있는 데다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을 위한 보급과 다른 전략적 용도 등에 사용되고 있어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다.
SCMP는 미 공군 추적 결과 기술력 부족으로 이미 발사된 첸판 위성 90개 중 17개가 목표 고도인 1070㎞에 도달하지 못한 채 800㎞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첸판 위성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목표보다 낮은 궤도에 배치된 뒤 전기추진력을 이용해 최종 궤도로 올라간다.
첸판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궈왕 프로젝트’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궈왕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각각 위성 18개를 쏘아 올렸으며 총 1만2992개를 배치할 계획이다.
지구 상공 200~2000㎞에 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시장은 스타링크가 장악하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 수는 7000기 이상이며 2030년이면 약 4만20 00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이스X는 이를 활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최대 1Gbps 속도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원웹도 600기가 넘는 위성을 배치해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 중이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