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님 허리 펴고 일하시라고”… 편의성 극대화 기아 PV5

입력 2025-07-24 00:18
‘더 기아 PV5 테크데이’가 열린 지난 22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 PV5가 전시돼 있다. PV5에 적용된 전동화 플랫폼을 확인하고, 기술 혁신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제고를 어떻게 했는지 볼 수 있도록 외관 대신 투명한 패널을 설치한 모습이다. 기아 제공

기아의 브랜드 첫 목적기반차량(PBV) ‘PV5 카고 하이루프’엔 운전석과 2열 공간 사이에 격벽이 있었다. 격벽의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운전자가 차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바로 2열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레고를 조립하듯 조수석 시트를 떼어내면 더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 이 차량의 실내 높이는 181㎝로 웬만한 남성은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개발 단계부터 운수업 종사자와 100여 곳이 넘는 글로벌 고객사 등 잠재 이용자의 수많은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더 기아 PV5 테크데이’가 열린 지난 22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는 PV5 개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방기경 매니저는 “한겨울 택배 상하차와 배송 업무를 함께했다”고 했고, 이빛나 책임 매니저는 “야근 후 집에 가는 택시기사에게도 피드백을 구했다”고 전했다.

기아는 PV5 개발 과정뿐 아니라 핵심 기술도 소개했다. PV5는 크게 사람이 타는 ‘패신저’ 모델과 짐을 싣는 ‘카고’ 모델로 구분된다. 패신저의 경우 전장(차의 길이)은 4695㎜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4685㎜)와 비슷하다. 그러나 3열 헤드룸(1045㎜)은 7인승 대형 레저용차(RV) 카니발(981㎜)보다 여유롭다. 트렁크 용량은 1330ℓ다. 2열 시트를 접으면 3615ℓ까지 확장된다. 운전석을 최대한 앞으로 빼고 뒷공간 바닥을 낮춰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현장엔 바닥을 평탄화한 뒤 널찍한 팔레트를 탑재한 ‘PV5 카고 롱’ 모델도 전시돼 있었다.

다양한 부품을 레고처럼 끼워 맞추는 형태의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모듈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최대 16종의 차체 형태를 구성할 수 있다. 중국 CATL에서 개발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2종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1종 등 총 3종의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아는 이날 차량 관제 시스템(FMS) ‘플레오스 플릿’도 처음 공개했다. 차량 위치, 상태, 운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차량 운행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주는 시스템이다. 주석하 기아 연구개발본부 상무는 “PV5는 컨버전 개발·생산·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하드웨어의 확장성과 소프트웨어의 유연성에 대한 담금질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광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