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홀 패키지 딜’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협상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귀국길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지에 도착한 위 실장은 2박3일간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상호관세는 물론 농수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 한국 정밀지도의 해외 반출, 국방비 증액 등 통상·안보 분야를 총망라한 ‘패키지 딜’ 협의를 진행했다.
그사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에 도착해 통상 관련 미 당국자와 협의를 시작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출국하는 등 분야별 통상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이다.
특히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참여하는 ‘2+2 통상협의’가 25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위 실장이 귀국길에 오른 것이어서 한·미 양국 간 관세 협상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위 실장은 귀국 즉시 ‘패키지 딜’ 결과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2+2 협상팀’에 세부 협상 지침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릴레이 협상의 성과가 좋다면 이른 시일 내 한·미 정상 담판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지부진할 경우엔 관세 시한 만료 전 위 실장이 또 다른 패키지 협상안을 들고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일본에 상호관세 15%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 극적 타결 소식을 발표하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이 관세 인하의 대가로 미국에 자동차와 농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이 한·미 간 관세 협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미·일 협상 결과의 세부 내용을 파악 중이며 우리 정부 협상에도 참고할 예정”이라며 “현재 안보실장,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 중이며 금주 경제부총리, 산업부 장관도 미국 주요 인사와 면담이 잡혀 있다. 우리 정부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의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자국민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동차 부문에 대한 관세를 15%로 합의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미 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타결된 미·일 관세 협상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게 아닌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최승욱 윤예솔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