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금액별로 색상을 달리해 배부한 것에 대해 “공급자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고 질타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금액별로 색깔을 달리해 쿠폰(사진)을 지급하는 바람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경제적 약자의 소득 수준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됐기 때문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일부 지자체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의 색상을 통해 사용자 소득 수준과 취약계층 여부를 노출시킨 것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에서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카드는 남색,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가족에게 지급되는 카드는 연두색 등으로 구분해 지급한 것이 알려졌다. 부산에서는 카드 겉면에 충전 금액을 새겨 지급해 사용자의 소득 수준을 추측할 수 있게 했다. 당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창피하다”, “박탈감이 든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지자체별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 발급 현황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또 문제가 발생한 카드에 스티커를 붙여 색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치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소비쿠폰 발급과 지급, 사용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나 국민 불편사항은 빠르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신임 장관 8명과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게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면 국민이 편해진다”고 주문했고, 김 위원장에게는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난 지방분권이 정말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철도기관사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업인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향해서는 “노동자와 기업인이 함께 토론하고 논쟁해 정책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임명 이유를 설명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