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집값 상승 기대감 뚝… 소비심리는 쑥

입력 2025-07-24 00:17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하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는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109로 집계됐다. 2022년 7월(-16포인트)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란 1년 후 집값 향방에 대한 소비자의 예상을 나타내는 지수다. 실제 집값 상승률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만 해도 99에 그쳤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3월(105)부터 급격히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달에는 2021년 10월(125) 이후 가장 높은 120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말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를 계기로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과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오름세 둔화 등이 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이달 금리전망지수는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해 지난달보다 8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앞으로 6개월 뒤 금리가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 소비자의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난 10일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주요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는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지난달보다 2.1 포인트 올라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와 소득, 생활형편 등 6개 항목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보다 클 경우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88.2까지 추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101.8), 6월(108.7)부터 꾸준히 반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상승 폭은 대미 관세 협상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다소 둔화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