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포드 피어슨(92)은 72년 전인 1953년 3월 영국 육군 병장 신분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왕립 전기기계공병대 소속이던 그는 전투 중 손상된 군용차량을 회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한국에 온 지 4개월 만인 그해 7월 마침내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피어슨은 3년을 더 정비병으로 활약하다 귀국한다.
그렇게 떠났던 피어슨은 한반도를 떠난 지 69년 만인 24일 한국 땅을 밟게 됐다. 국가보훈부는 이날부터 29일까지 5박6일간 초청행사를 진행한다. 피어슨은 초청 연락을 받고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난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꼭 보고 싶다”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피어슨과 함께 참여하는 참전용사는 6명이다. 참석자 중 최고령자인 해롤드 심락(97)은 1951년 미 육군 소속 상병으로 참전해 경북 칠곡군 왜관읍 인근에서 벌어진 328고지 전투에서 활약했다. 1950년 무선통신병으로 미 해군 톰슨함에 탑승했던 말콤 린 윌리엄슨(95)도 있다. 그는 자신이 지켜낸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됐는데, 현재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캐나다 왕립 제22연대 소속 상병이었던 알폰스 마텔(92)도 함께한다. 그는 캐나다에서 한국전쟁과 참전용사의 공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2012년 캐나다 보훈부장관 표창을, 2025년에는 킹 찰스 대관식 기념 훈장을 받았다.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유가족 21명, 정부 포상자 2명, 유엔참전국 재향군인회장단 26명까지 19개국 55명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앞으로도 위로·감사 행사, 참전국 후손 교류 등 다양한 국제 보훈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