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창 1:1~2) 우리는 모두 이 구절처럼 혼돈과 공허, 깊은 흑암 속에 있을 때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아버지의 품을 떠나 방탕한 삶을 살다가 모든 것을 잃고 돌아오는 한 아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아버지께 등을 돌리고 세상으로 나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진 것을 모두 탕진하고 결국 노숙의 삶으로 전락합니다.
그는 그제야 깨닫습니다. 아버지 집에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안식도 풍족했다는 것을요. 그리고 큰 용기를 내어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를 기다리던 아버지는 한 마디 책망도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먼 발치에서 그를 알아보고 맨발로 달려와 끌어안고 입을 맞춥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 없는 완전한 사랑이었습니다.
현대인은 영혼의 허기를 느낍니다. 그래서 자꾸 물건을 사고 맛집을 찾아다닙니다. 어떤 이는 술이나 쾌락을 통해 잠시 채우려 하지만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영혼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만이 우리의 허기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인생은 바람처럼 흔들리고 부초처럼 떠돌며 방황합니다.
교회에 라면 전도를 통해 등록한 한 남자 집사님이 있습니다. 그는 부산의 수많은 교회를 전전하다가 정착하지 못한 채 방황하다가 우연히 라면을 받으러 왔다가 교회에 정착했습니다. 자칭 ‘가나안 성도’였던 그는 자신의 삶을 나누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50년 넘게 아버지의 사랑을 한 번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명절에 집에 가면 오히려 왜 왔냐고 핀잔을 주고, 빨리 가라고 쫓아내는 냉대에 익숙해졌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결핍된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습니다. 결혼을 약속했던 여인이 친구들과 차를 타고 가던 중 음주 운전자 차량과 정면충돌해 현장에서 숨졌고 예비 신부를 포함해 세 명이 즉사했습니다. 그는 차 밖으로 튕겨 나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 사고 이후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었고 하나님 품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10년 가까이 노숙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본문 말씀의 돌아온 탕자는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변함없이 십자가의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시지만 우리는 그 사랑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방황하며 거지처럼 사랑을 구걸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허기를 채우려 해도 진짜 허기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부부 갈등도 대부분 서로의 허기를 채우지 못한 데서 비롯됩니다. 사랑이 충만한 부부는 가정 안에서 허기를 채우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다른 것으로 채우려다 외도나 중독에 빠집니다. 자녀들도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술집이나 클럽을 전전하며 방황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생수의 근원 되는 나를 버린 것과….”(렘 2:13)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인생의 참된 허기를 채우실 분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 한 분뿐입니다. 그분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아버지께로 나아갑시다.
한성호 목사
(부산대흥교회)
◇부산대흥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으로 ‘오늘은 부산복음화, 내일은 민족복음화, 모레는 세계복음화’를 꿈꾸는 초대교회 비전을 가지고 미래 세대를 살려내는 교회가 되기 위해 온 성도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쓰는 젊은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