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난 5년간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집약한 ‘엑사원 군단’을 첫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바탕으로 바이오,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토종 AI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 AI연구원은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을 바탕으로 한 최신 AI 기술과 서비스,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과 향후 AI 기업간거래(B2B) 사업 모델 다변화 전략 등을 소개했다. 2020년 출범 이후 AI 모델 중심으로 성과를 발표해온 연구원이 실제 적용 사례를 포함해 AI 생태계 비전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홍락 공동연구원장은 동급 AI 모델보다 뛰어난 엑사원의 성능을 강조하며 3가지 모델을 직접 시연했다.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AI ‘엑사원 4.0’, 정밀 의료 AI ‘엑사원 패스 2.0’, 이미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이미지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 AI ‘엑사원 4.0 VL’이다.
이중 4.0 VL 모델은 이날 최초로 공개됐다. 이 원장은 4.0 VL이 복잡한 인포그래픽에 담긴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방대한 기업 내 문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AI 전환에 가장 중요한 첫 단계다. 이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규 AI에이전트그룹장은 ‘챗엑사원’ ‘엑사원 온프레미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등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서비스를 소개했다. AI 에이전트(비서)인 챗엑사원은 이미 LG그룹 사무직의 65%인 5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며, 외부 공개는 처음이다. 온프레미스는 기업이 보안 걱정 없이 독립된 환경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 시스템이다. 데이터 파운드리는 기업 전용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으로, 실증 사업 결과 기존 대비 데이터 생산성이 최소 1000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일반 기업이 AI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챗엑사원 베타 버전을 이날부터 오픈 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AI의 챗GPT와 달리 기업과 정부 기관, 학교 등이 주요 타깃이다.
엑사원 모델은 연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투자 수익률 예측 시스템에도 적용된다. LSEG의 데이터, 뉴스, 공시 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3분기 안에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의료 AI인 패스 2.0의 경우 신약 개발을 위한 서울대 연구팀의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에도 활용 중이다.
임우형 공동연구원장은 “AI 모델 개발을 넘어 산업 현장에 직접 적용해 범용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추고,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