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이 죽어나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을 엄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2회 국무회의에서 “폭우 재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비는 그쳤지만 무너진 집, 떠나간 가족들을 생각하는 국민들이 눈에 밟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백경현 경기도 구리시장이 폭우 당시 야유회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보다 앞서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 추모 기간에 시의원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재난 과정에서 열심히 응하는 공무원들이 많이 보인다. 모범 사례를 발굴해주길 바란다”며 “관계 당국은 피해 복구 지원과 특별교부세 지급을 최대한 빨리 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경기 가평, 충남 서산·예산 등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고 밝혔다.
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점을 언급하며 “‘수박 사 먹어야겠다. 애들 고기 좀 먹여야겠다’는 대중의 삶을 헤아려 추가적인 소비 진작 프로그램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신청 첫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소비쿠폰) 선불카드가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수령자가 지급 목적과 다른 용도로 재판매하거나 현금화하면 향후 보조금 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는 신임 국무위원 9명도 참석해 소회를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기적으로 민생경제를 살리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응하면서 진짜 성장을 하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민생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와 이곳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더 긴장해야 한다. 보고를 엄격하게 받겠다”고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부에 ‘첨단전력기획관’을 임명하는 법안, 확률형 게임 아이템 관련 법안 등을 검토하고 관계 부처 합동 폭우 피해 현황, 향후 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강 대변인은 “수해 현장에서 직접 주민을 업고 생명을 구한 분들처럼 모범 사례에 대한 포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또 대통령이 확률형 게임으로 인한 피해 규모, 피해액 등을 꼼꼼히 물으며 개별 법안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