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집사 게이트’를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이 김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48)씨가 몸담았던 업체에 184억원을 투자한 대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23일 소환조사한다.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는 김씨 배우자도 불러 김씨의 행방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23일 오전 10시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오후 2시 JB우리캐피탈에 대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측에선 정근수 전 부행장(현 신한투자증권 CIB 총괄사장)이 특검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에는 유니크와 중동파이낸스 관계자 소환조사도 예정돼 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씨가 대주주였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IMS)에 대기업 및 금융기관이 184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46억원을 김씨가 차명 법인을 통해 빼돌렸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23일 조사가 예정된 신한은행은 30억원, 경남스틸과 JB우리캐피탈은 각각 10억원을 투자했다. 특검은 김씨가 김 여사를 통한 현안 해결이 가능한 인사라는 점을 인지하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김씨의 차명 법인인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주주였던 윤재현 참손푸드 대표를 소환해 투자금 중 46억원이 빠져나간 과정을 집중 조사했다. 윤 대표는 김씨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1차로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측을 불러 조사했다. 전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예정돼 있었으나 조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불발됐다. 오 특검보는 “조 부회장은 신속히 귀국·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특검팀은 23일 김씨의 부인 정모씨도 소환해 46억원이 김씨에게 흘러들어갔는지 등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당시 김씨 차명 법인의 유일한 사내이사는 정씨였다. 특검팀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씨의 행방도 정씨에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도 이날 발부받았다. 오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오늘 유효기간이 만료된 구인영장을 반환하고 새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검거팀을 구성해 경찰에 협조를 얻어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박성영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