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웃고, 밤엔 무릎 기도… 다음세대 믿음을 깨우다

입력 2025-07-23 03:02
청소년 캠프 참가자들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웨슬리채플에서 손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폭염특보가 내려진 22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총장 유경동)에는 때아닌 중·고등학생들로 북적거렸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전국 150여개 교회에서 모인 1000여명의 청소년은 ‘제2회 감신대 청소년 1일 캠프’ 참가자들이었다. 사회자가 캠프의 시작을 알리자 감신대 웨슬리채플은 이들의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감신대는 청소년을 위한 기독문화를 이끄는 데 신학교가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 캠프 총괄위원장 장재호 교수는 “미래세대와의 소통이 신학교가 직면한 도전이자 과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특히 기독교 문화공연과 공동체 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영성과 공동체성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세상을 이끌어 갈 우리들’을 주제로 열린 이번 캠프는 낮에는 문화 체험, 저녁에는 깊이 있는 영성 집회로 구성됐다. 오전과 오후에는 배우이자 래퍼인 양동근과 CCM 가수 이철규가 참여한 기독교 문화공연과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펼쳐졌다. 청소년들은 또래들과 함께 찬양과 율동, 게임 등을 통해 교회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유경동 총장은 개회예배에서 “주님을 따르는 길이 때로는 좁고 어두울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께서 과거와 현재 동행하시고 미래 또한 예비하시기에 그 길을 걸을 때 승리할 수 있다”며 다음세대를 격려했다.

이날 저녁 기도회에서는 김선교 선교사가 ‘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의 시선에 위축된 청소년들에게 믿음의 용기를 북돋아 줄 메시지를 전했다. 김 선교사는 “성경에는 하나님이 작은 자 한 사람을 크게 쓰시는 역사가 반복된다”며 “교회가 쇠퇴하는 이 시대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청소년들에게 도전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도 하늘숲덕일교회에 출석하는 김효아(17)양은 친구의 권유로 캠프에 참석했다. 그는 “미션스쿨에 다니며 교회 공동체에 관심을 가졌지만 비기독교인 가족의 반대로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교회에 다니는 또래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를 통해 이전보다 교회 문화에 더욱 친숙해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감신대 학생들도 다음세대를 살리겠다는 예비 사역자의 마음으로 방학을 반납하고 봉사자로 참여했다. 신학과 4학년 소정호(24)씨는 평소 교회에서 찬양 사역을 하며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소씨는 “세상에 지친 청소년들이 십자가의 온전한 사랑을 깨달으며 치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한국교회와 기독교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낮에는 문화를 체험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저녁에는 집회를 통해 깊이 있는 영적 성장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