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에 세계 최대 규모 댐 건설

입력 2025-07-22 18:40
중국 서남부 시짱(티베트)자치구 내 고산지대인 아리지구의 한 염전에서 20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티베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세기의 프로젝트’를 강행함에 따라 인접국과의 갈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심각한 환경파괴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9일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얄룽창포강 수력발전소 착공식을 강행했다. 수력발전소 설치를 위해 건설되는 댐은 얄룽창포강 지류를 공유하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중국의 수자원 독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시설이다.

티베트에서 발원하는 얄룽창포강의 길이는 3000㎞에 달한다. 인도에선 브라마푸트라강, 방글라데시에선 자무나강으로 불린다. 중국이 얄룽창포강 댐을 완공하면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하류 지역에서 최소 수백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얄룽창포강은 지류의 50㎞ 구간에 고도가 2000m 이상 급격하게 낮아지는 지점이 있어 수력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이곳에 1조2000억 위안(약 232조원)을 투자해 총 5개의 댐을 건설하고 연간 3000억㎾h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최대 댐인 중국 싼샤댐(882억㎾h)의 3.5배에 달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선 중국이 물을 가두거나 방향을 바꾸면 자국의 수량이 80%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팔리정책이니셔티브의 특별고문인 니라즈 싱 마나스는 BBC에 “중국은 언제든지 이 물을 막거나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무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외무부는 지난 1월 브리핑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중국 정부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환경단체들은 댐 건설이 티베트 고원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티베트는 지진 활동이 활발해 댐 건설에 따른 지각 변동이나 산사태 발생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환경이나 하류의 물 공급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 총리는 “환경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생태 보존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