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경쟁력 저하는 대도시와 농어촌 학력차 확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농어촌 지역은 학급 당 학생 수나 교사 1인당 학생 수 같은 교육 환경 지표들이 대도시보다 낫다. 학생 한 명에게 투입하는 교육 예산 역시 농어촌 학생이 더 많다. 공교육이 정상 기능을 하고 있다면 적어도 학력 격차가 더 확대되지 않아야 한다. 도농간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확대되는 이유로 사교육 접근성 격차란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22일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중3과 고2 2만7606명을 대상으로 국어와 수학, 영어 학력을 4단계로 측정했다. 1수준은 기초학력 미달, 2수준은 기초학력, 3수준은 보통학력, 4수준은 우수학력이다.
중학생 국어 3수준 이상 비율은 대도시 71.9%, 농어촌 58.2%였다. 농어촌이 13.7%포인트 낮다. 2022년에는 격차가 9.7% 포인트였다. 수학 격차는 더 컸다. 대도시 55.8%, 농어촌 37.3%였다. 2022년에는 13.4% 포인트 차이였는데 2년 새 18.5%로 확대됐다. 영어 역시 대도시 68.9%, 농어촌 49.5%로 19.4% 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가장 컸다.
기초학력 미달을 뜻하는 1수준 비율은 농어촌이 훨씬 높았다. 대도시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농어촌의 경우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수학·영어에서 늘어났다.
중학생 국어 1수준 비율은 대도시 8.2%, 농어촌 13.8%였다. 수학은 대도시 9.7%, 농어촌 17.9%였다. 농어촌 학생 다섯 명 한 명꼴로 ‘수포자’(수학포기자)라는 뜻이다. 영어의 경우 농어촌이 10.5%로 대도시 5.5%의 2배에 달했다.
한 전남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농어촌에서 학생은 감소하지만 다문화 학생들은 늘어나는 점이 학력 저하의 하나의 요인으로 보이지만 사교육 접근성 차이가 더 큰 요인”이라며 “주변에 학원 하나 없는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공교육에만 의존하고 있고 그 결과가 도농 학력격차 차이 심화”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