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외로운 아이의 울음소리에
당장이라도 괴나리봇짐을 싸서 달려가고 싶었지만
달빛 눈물 쏟으며 잠 못 드는
의로운 사사 한 명이 없어
암전되어 버린 시대
아들을 주시면
주의 제단에 바치겠다는 처절한 서원의 기도
그녀의 눈물이 강물 되어 흐르던
성전에서의 외롭고 차가운 나날들
누구도 알아듣지 못한 비탄의 시를
밤의 꽃으로 피어나게 하신 당신
오늘도 아무도 모르게 홀로 기도하는 자들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방울 끝에서
빛나는 이름, 한나.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어머니의 참된 사랑은 어디서나 위대하다. 인류 역사에는 모정의 미덕을 보여주는 담화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성경에서도 다를 바 없다. 예수와 그 어머니 마리아를 봐도 그렇다.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이 모자 간에도 곡진(曲盡)한 사랑은 매한가지다. 어머니 한나의 사랑은 아들 사무엘을 위대한 신앙의 인물로 키워냈다. 그 뒷면에는 ‘눈물이 강물 되어 적셨던 성전에서의 외롭고 차가운 나날들’이 있다. 시인은 그 간절함이 있었기에 한나가 기도의 승자가 됐고, 기도로 승부했기에 아들의 영예를 일궜다고 본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홀로 기도하는 자들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방울 끝에서’ 한나라는 이름이 빛나고 있다고 언명(言明)한다. 한나는 위대한 아들 뒤에 숨어 있는 모든 훌륭한 어머니의 대명사다.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