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애슬레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호주, 몽골 등에 진출해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섬유강국에서 만든 기능성 의류인 만큼 품질이 뛰어난 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은 합리적이라는 게 강점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는 속속 한국에 진출해 시장 확장에 나섰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지난해 3384억 달러(약 469조원)에서 2032년 7160억 달러(약 99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레저는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확산,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 환경 정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강 체제’를 구축한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 나섰다.
젝시믹스는 일본부터 공략했다. 2019년 일본법인을 설립한 뒤 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젝시믹스의 1분기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지난해 대만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이 484%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스포츠그룹과 독점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에 누적 5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안다르는 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2023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안다르는 오는 10월 대형 쇼핑몰 ‘비보시티’에 세 번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지난 5월엔 호주 시드니 웨스트필드에 단독 매장을 열며 서구권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온라인스토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해외 확장 성과에 힘입어 안다르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 공성아 안다르 대표는 “다양한 애슬레저 제품군의 경쟁력이 글로벌 국가에서 입증되면서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애슬레저는 품질, 디자인, 가격에서 글로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일상에서도 착용 가능한 ‘겸용’ 제품에 대한 수요를 적극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Y존 부각을 최소화한 디자인 등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며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품질에 더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게 K애슬레저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는 속속 한국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요가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에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2016년 서울에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국내에 진출한 룰루레몬도 올해 강남역 인근에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패션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우리나라에서도 애슬레저 트렌드는 굳건한 편이다. 대중 패션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힙한 서울을 테스트베드 삼으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