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부 1주 간격 나란히 소환… 김건희특검, 정점 향한다

입력 2025-07-21 18:43 수정 2025-07-22 14:19
김건희 특검이 21일 압수수색한 서울 강동구 희림종합건축사무소 사무실에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특검은 윤석열정부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관련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에 희림의 연루 가능성 등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이 수사개시 약 3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소환을 통보한 데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사 대상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기한도 정해져 있는 만큼 특검 출범 이전에 상당부분 수사가 진행된 사안을 먼저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

특검이 21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소환을 통보하며 거론한 공통의 혐의는 명태균 게이트다. 이는 특검이 가장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2022년 3월 대선 당시 명씨에게서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 공천되도록 도운 혐의 등을 받는다.

해당 사건은 창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을 거치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제외한 수사가 대부분 진행됐고, 물적 증거도 확보된 상황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와 통화한 녹음 파일 등을 근거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역시 특검팀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사안이다. 앞서 서울고검이 주가조작에 사용된 김 여사 명의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포착하고, 증권사를 압수수색한 끝에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 파일 수백 개를 확보해 특검에 넘긴 상황이다. 특검은 이를 근거로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대해 사전에 인지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김 여사 관련 또 다른 의혹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의 관련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청탁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이날 수출입은행과 기획재정부, 서울 강동구의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 등을 압수수색했다. 통일교 측은 이 사업 수주 등을 위해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 상당 샤넬가방 각 2개 등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앞서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씨에게 2022년 12월 “큰 그림 함께 만들어보자” “희림 대표도 같이 한번 뵙겠다”고 대화한 문자 메시지를 확보한 바 있다. 특검은 이 대화에서 등장하는 희림도 해당 의혹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희림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기도 했다. 희림은 “윤석열정부에서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 출석 시 비공개로 출석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평소 다른 피의자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이 맞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집사’ 김모씨의 아내 정모씨에게 오는 23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여권무효화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다.

박재현 차민주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