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총 만드는 법’ 수두룩… 사제 총기 적발은 5년간 0건

입력 2025-07-22 02:04
사제총기 부품 3D프린터 도면이 한 해외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검색만으로 사제총 부품을 만드는 3D프린터 도면이나 총기 제작법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제 총기 제작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다수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방범죄 가능성이 높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21일 유튜브에 사제 총기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본 결과, 총기 부품을 이용해 사제 총기를 제작하는 해외 영상이 여럿 발견됐다. 인도의 한 유튜버는 목재와 파이프, 라이터 등을 활용해 총기를 만드는 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유튜버는 탄약 대신 쇠구슬을 넣고 발사해 풍선을 터트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자동 발사 석궁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도 발견됐다.

경찰은 온라인에 유포되는 사제 총기 제작 콘텐츠를 단속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올리는 정보까지 즉시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콘텐츠에 대해서도 차단 요청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영상이 계속 올라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년 5월과 10월 불법 무기류 집중 단속과 함께 방송심의위원회를 통해 총기 제작 영상 관련 차단 및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

사제 총기의 위험성을 감안할 때 경찰 단속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 무기 집중 단속을 통해 적발된 불법 총기는 218정이다. 이 가운데 사제 총기 단속은 0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되는 총기는 건설 현장에서 못을 박는 용도로 쓰는 건설용 화약식 타정총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단속은 사격장 등 총기 관련 업계의 첩보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총기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사제 총기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사제 총기 문제가 이상동기 범죄와 결합할 경우 더 위험해지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관련 영상을 차단 및 삭제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총기 제작 방법을 유포한 사람에 대한 법적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아 김이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