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극우 참정당 15석 약진… 궁지 몰린 이시바

입력 2025-07-21 18:54
사진=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사진)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시바 총리는 국정 동력과 당내 구심력을 잃었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21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이 선거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당 총재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본은 전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안보환경 등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공명당 합계 50석을 확보해 과반 의석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끝난 개표 결과에서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양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47석으로 이시바 총리의 목표치보다 3석 적었다.

이로써 자민·공명당의 참의원 의석수는 122석으로 정원인 248석의 절반을 밑돌게 됐다.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것은 2009년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2석, 중도 야당인 국민민주당은 17석을 각각 확보했다. 무엇보다 ‘일본 우선주의’를 표방한 극우 성향 군소 정당인 참정당이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대약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시바 총리는 여당 패배의 원인으로 “정치 개혁과 고물가, 외국인 규제 정책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는 당내 여론에 대해서는 “내 이익을 생각해서는 아니다. 국가와 당을 생각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