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실력행사·끝없는 강선우 논란… ‘이재명표 실용인사’ 고비

입력 2025-07-22 02:01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1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초대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한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반발하는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강 후보자를 비롯해 1기 내각 인사를 강행하는 기류가 표출되면서 ‘이재명표 실용인사’가 첫 번째 고비를 맞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21일 배우자의 코로나19 수혜 주식 보유 논란을 빚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고 말해 안보관 논란을 일으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수적 우위를 앞세워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단독 처리를 ‘국회 갑질’로 규정하고 여론전에 나섰다. ‘보좌관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강 후보자 임명 강행 문제를 여권 전체로 확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정부의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이 전날 지인에게 강 후보자의 ‘예산 갑질’ 사례를 비판한 글까지 유출됐다. 강 후보자가 2021년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설치를 요구했는데, 어렵다고 답변하자 여가부 예산을 삭감했다는 내용이다. 정 전 장관은 글에서 “(강 후보자가)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버렸다”며 “결국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또 부인 김혜경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할 대통령실 제2부속실장에 윤기천 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장을 내정했다. 윤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로 이후 성남시 수정구청장과 분당구청장, 성남FC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윤 실장은 이 대통령이 2018년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될 때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지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의 과거 발언도 대통령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강 비서관은 대선 직전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고, 과거 자신의 SNS에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믿으며 (일제의) 강제징용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인사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여론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대통령 지지율도 인사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취임 이후 지속했던 오름세가 꺾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0% 포인트)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62.2%로 전주보다 2.4% 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혜원 최승욱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