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방미 1차 목표 ‘레드라인’ 확인… 양국 정상간 ‘일괄타결’ 막바지 빌드업

입력 2025-07-22 00:02
사진=연합뉴스

위성락(사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통상 수장들은 10여일 남은 관세 유예기간 동안 미국의 ‘레드라인’을 파악하는 게 1차 목표다. 분야별 실무 협상, 그리고 이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위 실장의 범정부 차원 패키지 딜 진행 과정에서 미국의 ‘협상 불가’ 항목을 식별하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드를 주고받아 실무 차원의 다양한 합의 시나리오를 만든 뒤 양국 정상 간 일괄 타결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통화에서 “위 실장의 방미는 양국이 각 분야에서 협상이 불가한 영역인 ‘레드라인’을 세부적으로 살피는 차원”이라며 “미국이 쏟아낸 수많은 요구사항 중 미국의 진심은 어디까지인지, 우리 제안을 미국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을 필두로 줄줄이 방미하는 다층 협상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들이 단순 ‘블러핑’(허세)인지, 진심인지 명확히 판단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란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병력을 부풀려 현재 방위비 분담금보다 10배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거나 다양한 분야의 관세 추가 부과, 비관세 장벽 완화를 주장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요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번주 워싱턴DC에는 위 실장과 구윤철 기획재정부·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조현 외교부 장관과 함께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등 대미 특사단이 시차를 두고 집결한다. 한 통상 당국자는 “정부 각 부처 책임자들이 줄줄이 방미한다는 건 협상이 막바지 조율 단계에 이르렀음을 암시하는 긍정 신호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다층적인 협상인 만큼 실무 단위에서 타결이 어렵기 때문에 협상을 매조지는 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이번주 워싱턴DC에 집결한 정부 대표들은 모두 다각도의 실무 협상을 통해 정상 담판을 위한 ‘빌드업’을 하게 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패키지 일부만 놓고 섣부르게 ‘어느 쪽은 내주고, 어느 쪽은 받는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단계”라며 “협상은 결국 정상 간 ‘일괄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위 실장 등 방미 협상단이 양국의 균형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한·미 정상회담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은 ‘최종 사인’을 한다는 의미”라며 “협상 의제 조율이 늦어지면 회담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