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APEC 정상회의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APEC 정상회의는 미·중 정상이 직접 만나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중국을 먼저 방문하거나 경주에서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담 전에 중국을 방문할 경우 2017년 베이징을 찾은 과거의 행보와 차별화하기 위해 상하이 등 다른 도시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정상은 지난달 5일 직접 전화 통화하면서 서로에게 자국 방문을 요청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양측 모두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SCMP는 루비오 장관과 왕 주임의 만남을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면 관세와 펜타닐, 희토류, 반도체 등 미·중 갈등 요인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CMP는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의 움직임이나 대만 문제 등이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댜오다밍 베이징 런민대 교수는 “두 지도자 간 상호작용은 어떤 형태로든 미·중 관계의 안정화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거나 대만에 대한 ‘간섭’을 고집한다면 정상회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