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지친 트럼프 6개월… 관세 60%·이민 56% “반대”

입력 2025-07-21 18: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출발한 전용차 안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를 출범한 뒤 6개월간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의 대표 정책인 관세와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지지세도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집계됐다. 임기 초반인 지난 2월 9일 53%였던 지지율이 취임 6개월째인 이날 11% 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트럼프 지지율은 3월 51%, 4월 47%, 6월 45%로 꾸준한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18일 미국 성인 2343명을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2.5% 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서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은 60%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트럼프가 관세 정책에 명확한 계획을 보여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5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1 %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적당하게 집중한다’는 응답자도 33%였다. 물가 안정 정책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응답은 70%에 달했지만 ‘충분하다’는 지지 의견은 6%에 그쳤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64%에 달했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44%로 반대(56%) 의견보다 적었다.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3월 조사에서 과반인 54%로 나타났지만 4개월 만에 10% 포인트나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누구를 추방 대상으로 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는 ‘위험한 범죄자’라고 대답한 반면, 56%는 ‘위험한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민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시각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미국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추방 문제에서 “너무 지나쳤다”고 답했다. 지난 2월 같은 조사에서 기록된 45%보다 10%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트럼프 응원 현수막을 펼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내 두 번째 임기의 6개월 기념일”이라며 “1년 전 우리나라는 죽어 있었고 부활의 희망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우리는 수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여기에는 무역이나 수많은 전쟁을 종식시킨 것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까지 자신을 비판하게 만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엡스타인 거짓말’이 급진좌파 민주당원과 말썽꾼에 의해 폭로된 뒤 각종 조사에서 (지지율은) 90%, 92%, 93%, 95%를 기록했다. 이는 모두 공화당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이 오히려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