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승자도 셰플러… “우즈만 한 선수 등장”

입력 2025-07-22 01:02 수정 2025-07-22 01:02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21일(한국 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GC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내려놓고 14개월 된 아들 베넷을 바라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서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 같은 기량을 발휘하며 우승했다.

셰플러는 21일(한국 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GC(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막판까지 맹렬히 추격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클라레 저그를 처음 품에 안았다.

올해 셰플러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통산 네 번째다. 세계랭킹 1위가 디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두 번째다. 앞서 2022년과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셰플러는 US오픈 우승 시 역대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번 우승으로 ‘역전불허’의 명성도 이어갔다. 지금까지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한 14차례 대회에서 9차례나 우승했다.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는 4차례 모두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 310만 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도 1920만 달러(약 267억 336만원)로 늘렸다.

이날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셰플러는 1번 홀(파4)에서 탭인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두 번째로 어려운 4번 홀과 5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2위로 출발한 리하오퉁(중국)은 타수를 잃어 2위권과 격차는 7타로 더 벌어졌다.

이후 관심은 누가 2위를 차지할 것인가에 쏠렸다. 리하오퉁 외에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잉글리시, 크리스 고터럽(미국)이 2위 자리를 놓고 순위 다툼을 펼쳤다. 셰플러가 8번 홀(파4)에서 벙커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거기까지였다. 4타차 리드를 유지한 셰플러는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고,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잉글리시가 2위로 준우승, 지난해 디오픈 우승자였던 잰더 쇼플리(미국)와 고국 팬들의 응원을 받은 매킬로이는 아쉽게 공동 7위에 그쳤다.

경기 직후 셰플러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쇼플리는 “타이거 우즈만큼 압도적인 선수가 이렇게 빨리 등장할 줄 생각 못했다”고 평했다. 매킬로이도 “골프 역사상 그와 맞먹는 선수는 2~3명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셰플러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전성기 우즈 같다는 찬사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연신 부정했다. 셰플러는 “우즈는 메이저를 15번 우승했다. 난 겨우 네 번째로 4분의 1지점에 도달했다”며 “우즈는 골프 역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