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총기를 이용한 사망 사고가 또 일어났다. 경찰은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이외에 추가로 9정의 총신을 발견했고, 금속 재질의 파이프 5∼6개도 찾아냈다. 집에서는 점화 장치를 비롯한 다수의 폭발물도 발견됐다고 한다. 자칫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우려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아찔할 따름이다.
이번 사건은 사제 총기의 위력이 실제 총 못지않다는 것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더 큰 문제는 살상용 총기를 유튜브를 보고 직접 제작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사제 총기 제작 방법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나 구글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자세한 제작 방법과 시험 발사 영상 등이 수도 없이 올라와 있다. 최근에는 3D프린터 등이 사제 총기의 제작 문턱을 한층 낮추고 있다. 3D프린터를 이용한 총기는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망 때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인터넷에 사제 총기, 폭발물 제작 방법 등을 소개하거나 총기 거래 목적의 정보를 올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은 사례는 2020년 416건, 2021년 744건, 2022년 5610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불법 무기류 밀반입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총기류 불법 밀반입은 2022년 3363건으로 2년 전(18건)과 비교하면 약 186배 증가했다. 불법 총기류 제작 및 유통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 강화가 시급한 이유다. 총기 관련 법규 및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뒤따라야 하겠다. 사제 총기 제조 및 유통 경로를 철저히 추적하고, 관련자들에게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단순히 적발에 그치지 않고, 제작에 사용된 도구나 부품 유통 경로까지 끝까지 뿌리 뽑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