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여준석 ‘해외파 듀오’ 활약… 남자 농구팀, 평가전 4연승

입력 2025-07-21 01:12
한국 농구대표팀 이현중(오른쪽)이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농구 대표팀이 아시아컵 모의고사 격으로 치른 이달 평가전을 4연승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해외파 듀오 이현중(일라와라)과 여준석(시애틀대)의 합류로 높이의 열세를 만회하고 화끈한 외곽 공격, 왕성한 활동량을 동반한 수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95대 78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 카타르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준석이 이날 팀 내 최다 24점을 올리고, 이현중은 21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이정현(소노)과 하윤기(KT)는 각각 14점, 13점을 보탰다.

한국은 경기 초반 카타르의 높이에 고전하며 15-24로 끌려갔지만 2쿼터 들어 양준석(LG)과 여준석, 이현중의 연속 3점포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속공 상황에서 여준석의 덩크슛과 이정현의 앤드원 플레이 등으로 42-36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후 3쿼터 접전을 거쳐 4쿼터 여준석과 이정현이 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며 카타르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국은 이번 평가전 기간 정통 빅맨 유형의 귀화선수 부재에도 대등한 높이 싸움을 벌였다. 202㎝의 장신 포워드 여준석과 이현중의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 가담으로 고질적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내·외곽 공격에 모두 능한 이들의 장점도 빛났다. 한국은 매 경기 10개 이상 3점포를 꽂으며 과거 화려했던 ‘양궁 농구’의 부활을 알렸다. 이날도 3점슛 14방을 터뜨리며 카타르를 제압했다.

안 감독이 부임 후 줄곧 강조해 왔던 적극적 수비도 돋보였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와 수비력이 검증된 베테랑들이 손발을 맞춘 대표팀은 전면 압박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 유기적인 도움 수비로 상대를 묶었다.

한국은 다음 달 5일부터 17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FIBA 랭킹 53위의 한국은 A조에서 호주(7위), 레바논(29위), 카타르(87위)와 격돌한다.

안 감독은 “죽음의 조’에서 살아 돌아와서 남자농구의 전설이 되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여준석은 “평가전은 이겼지만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며 “지금껏 지려고 나가는 대회는 없었다.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양=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