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2만4000㏊ 침수… 밥상 덮친 폭우

입력 2025-07-21 00:13
20일 오후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 내부마을이 전날 내린 폭우와 산사태로 파괴돼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연합뉴스

최근 나흘간의 폭우로 전국에서 약 2만4000㏊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벼가 2만㏊ 넘게 침수된 것을 비롯해 40여 종의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 여름 들어 무더위로 가격이 급등했던 수박 재배 지역도 침수되는 등 무더위에 이은 수해로 농식품 물가 인상 우려가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전날 오후 5시 기준 잠정 집계된 폭우 피해 농경지 면적이 2만4247.3㏊에 이른다고 밝혔다. 작물별로는 벼(2만985.5㏊)가 가장 넓은 면적에서 침수된 것을 비롯해 논콩(1859.9㏊) 멜론(139.4㏊) 수박(127.2㏊) 고추(108㏊) 쪽파(94.4㏊) 등의 순이었다. 정확한 피해 면적은 향후 지방자치단체 정밀 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단기간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는 품목 중에서는 수박의 피해가 컸다. 수박의 경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재배 면적 전망치(1만551㏊)의 1.2%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무더위로 이미 오른 수박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수박 개당 평균 소매가는 3만866원으로 지난해보다 44.7% 올랐다.

여러 노지 채소는 침수로 인한 피해 회복이 힘든 품목이다. 논콩이 가장 넓은 면적에서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대파(80.2㏊) 깻잎(69.4㏊) 쌈배추(30.0㏊) 상추(29.6㏊) 부추(22.4㏊) 등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들 작물은 단기적으로 밥상 물가 상승을 끌어올릴 수 있다.

벼의 경우 침수 피해 면적이 가장 넓지만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논 면적은 2만985.5㏊로 전체 피해의 86.5%를 차지한다. 하지만 벼는 상대적으로 수해에 강해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벼는 3일 이상 물에 잠기지 않으면 수확에 큰 문제는 없고 지금은 물이 다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가축 피해는 닭 92만4900마리와 오리 10만7600마리로 집계돼 피해 규모가 컸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