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끝 폭염 ‘롤러코스터 날씨’… 남은 여름 더 길고 뜨겁다

입력 2025-07-21 00:02 수정 2025-07-21 00:02
폭우로 20일 경남 산청군 신안면 문대교가 끊겨 있다. 산청=최현규 기자

기록적인 폭우가 잦아들자마자 전국에 찜통더위가 예고됐다. 남은 여름은 평년보다 더 길고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롤러코스터 같은 극단적인 날씨는 여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동쪽 해상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21일부터 전국에 열대야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제6호 태풍 ‘위파’가 중국 남부로 이동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경기·강원 북부의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 장마는 사실상 소멸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폭염특보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전남 완도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전남 장흥·강진·영암·무안, 광주와 제주(산지 제외) 등엔 폭염주의보가 각각 발령됐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각각 35도 이상과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발령된다. 오는 24~29일 전국 최저기온은 23~26도, 최고기온은 30~35도로 예상된다. 이는 평년 여름 기온(최저 22~24도, 최고 29~33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록적인 물난리 뒤에 폭염이 찾아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폭우를 몰고온 것은 성질이 다른 북쪽의 절리저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형성된 띠 모양 비구름대의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는 형태가 되면서 다시 폭염으로 이어진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 서쪽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 위를 덮으며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 낮 최고기온이 37~38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염 중간중간 폭우도 우려된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구름대가 형성되기 좋은 환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대기 온도가 1도 오르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약 7% 늘어난다. 대기 중 수증기가 축적되고 한꺼번에 비구름으로 응결되면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지난 16일부터 계속된 극한호우로 피해가 컸던 서산 광주 산청 등 지역에는 7월 일 강수량 극값(하루 동안 내린 비 중 가장 많은 양)을 경신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6~8월 시간당 80㎜의 강수 빈도를 보면 장마가 종료된 후에도 강한 잠재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올여름은 평년보다 기간이 길고 평균온도도 높은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았다. 가장 더웠던 지난해(22.7도)보다 0.2도 높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청은 ‘3개월(7~9월) 전망’에서도 “남쪽의 고온다습한 기류 유입이 강화돼 7~9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