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된 한국 제조업, 희망은 AI… 빨리 따라잡아야”

입력 2025-07-21 01:25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한국 제조업이 지난 10년 동안 제자리 걸음을 걷고 노화됐다면서 “인공지능(AI)으로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면 10년 후엔 거의 다, 상당 부분 퇴출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10년 전부터 많은 이들이 새로운 산업정책과 전략을 내놔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불행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돈 잘 버는데 뭐’ 하는 개념들이 있었다. 전략의 부재”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은 AI에 걸 수밖에 없다”며 “AI마저도 중국이 쫓아오고 적용하는 속도가 우리보다 더 빠르지만, 아직은 초기니까 빨리 따라잡아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태까지 잘했으니까 앞으로도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너무 근거 없는 낙관론이 많다”고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AI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손 잡고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에 대해 “‘왜 일본이냐’고 하는데, 더 좋은 옵션이 있다면 그것을 택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다른 옵션들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장남 인근(30)씨가 최근 SK를 퇴사해 글로벌 컨설팅회사로 이직한 데 대해선 “본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밖에서는 후계 수업이라고 얘기하지만 (아들) 본인이 원했다. 그래서 ‘그래, 그러면 가라’고 했다”며 “자기 가슴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서 자기의 인생을 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 정책과 관련해선 “제가 만난, RE100을 주도했던 빅테크들은 RE100을 포기했다”며 “에너지값이 너무 비싸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사업을 영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집중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상법 추가 개정 논의와 관련해선 “다 찬성하는 것도 아예 반대하는 것도 맞지는 않는 것 같다”며 “대응을 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