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러시아 간 3각 협력 체제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인다. 중·러, 북·러 관계는 밀접했지만 북·중 관계가 냉각돼 있어 3각 협력은 진전이 없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M-12 고속도로 확장 개통식 화상 축사를 통해 북한·중국과 연결도로 건설 방안을 언급했다. M-12 고속도로는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고속도로다. 푸틴 대통령은 “동부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면서 “카자흐스탄, 몽골, 중국, 북한과의 국경으로 접근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를 통해 수송 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철교만 있던 두만강에 자동차가 오갈 수 있는 교량을 놓기 위해 지난 4월 착공식을 했다. 러시아가 북한·중국 국경으로 통하는 도로를 주요 도로체계에 연결하면 무역 및 교류 확대가 기대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마찰을 빚으면서 중국·북한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북·중 관계도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NHK는 최근 북·중이 2020년 1월 중단된 평양-베이징 국제여객열차 운행 재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철도 전문 인력에 대한 연수·훈련 지원에도 나서 이르면 다음 달 철도 운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조선관광 사이트에도 ‘국제렬차시간표’라는 제목으로 평양-베이징, 평양-단둥 구간 열차 시간표가 올라왔다. ‘국제항로’ 항목에선 기존 평양-베이징 노선 외에 주 2회 평양-상하이 항공편 시간표가 게재됐다. 북·러 밀착으로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는 지난 2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를 만나 “북·중 우의가 전략적 초석”이라고 강조한 이후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한 정치평론 블로거는 “북·중 열차 재개는 단순히 교통 노선의 회복이 아니라 양국 관계 회복의 신호와 같다”면서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북한이 다시 중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