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산업·AI 결합 땐 더 큰 시너지 있을 것”

입력 2025-07-17 18:48
이한형 기자

장병탁(사진) 서울대 AI연구원장은 17일 국민일보 주최로 열린 ‘2025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로봇 개발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영상을 틀었다.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자동차 엔진커버를 옮기는 장면이 나왔다. 장 원장은 “챗GPT는 물건을 옮길 순 없지만 로봇과 결합하면 (인간의) 심부름을 대신할 수 있다. 생각의 영역과 행동의 영역이 결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이날 ‘인공지능(AI): 신산업, 혁신 동력, 일과 삶의 변화’로 주제 발표를 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건 ‘AI 에이전트의 등장’이다. 오픈AI가 로봇 스타트업과 협업해 만든 휴머노이드 ‘피겨01’을 사례로 들었다. 피겨01은 인간과 소통하며 사과를 건네거나 그릇을 건조대에 올려두는 등 임무를 수행한다. 그는 “오픈AI의 챗GPT는 브레인(두뇌) 역할을 하고 로봇은 보디(신체)로 기능한다. 판단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까지 이어져 마치 비서처럼 임무를 수행하는 게 AI가 가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 원장은 AI가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신산업이 될 수 있지만 기존 산업과 결합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업과 결합해 스마트 팩토리를 지을 수 있고, 금융과 접목하면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가능하다. 의료와 결합하면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고, 국방 분야에선 지능형 무기나 무인체계 구축에 도움이 된다. 장 원장은 “AI를 통해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이나 예술 등 어떤 분야든 전문가가 될 수 있게 됐다”며 “AI가 모든 산업의 혁신 동력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야 AI가 기존 산업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서둘러서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며 “AI 3대 강국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AI가 불러올 미래를 마냥 장밋빛으로만 보진 않았다. 인간 일자리 감소 등 위협이 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 원장은 “AI가 인간의 도우미 혹은 동반자가 될 것이냐, 아니면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할 것이냐에 대해 같이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