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내란 혐의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속 이후 당뇨 등 지병 악화로 출석하기 어렵고 특검의 위법한 공소 제기를 주장했다. 지난 10일 재구속된 이후 재판과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18일로 예정된 구속적부심 대응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적부심에는 직접 출석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위헌적인 특검법에 의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특검이 공판에서 배제되지 않는 이상 출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구치소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들어한다”며 “장기간 앉아 있어야 하는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재판부가 추후 기일 출석을 요청했음에도 피고인이 또다시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다”며 “구인영장 발부 등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에 “특검의 위헌성은 다른 방식으로 다투라”며 “피고인을 잘 설득해 나오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검은 휴정 기간에 재판을 진행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변호인들이 선호하는 날짜가 있다면 그 날짜에 진행하는 것에 이의가 없다”며 “그마저 어렵다면 추가 기일 동안에는 검찰 측 주신문을 진행하고 이후 반대신문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지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추가 기일 지정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 측 요청을 검토해보겠다”며 “주말에 1~2회 추가 기일을 잡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