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를 두고 외국인 선수와 토종 선수 간에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뜨겁다. 역대급 기록 사냥에 나선 외인 사이로 안현민 등 국내 강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다. 2025 KBO리그에서 16일 기준 11승(무패) 평균자책점 1.95 탈삼진 161개로 해당 부문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무패행진을 이어간다면 승률 부문까지 더해 윤석민(KIA 타이거즈) 이후 14년 만에 투수 4관왕도 가능하다.
트리플크라운은 MVP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2006년 류현진(한화)과 2011년 윤석민, 2023년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모두 이를 달성한 뒤 MVP를 차지했다.
타격 부문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2년 연속 200안타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정조준하고 있다. 89경기 타율 0.340(359타수 122안타)으로 타율과 안타 부문 모두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197안타가 예상되는데 지난해 막판 그가 보여준 몰아치기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50홈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까지 홈런 29개를 쏘아 올렸다. 앞서 두 차례(1999년·2003년)에 걸쳐 50홈런과 MVP를 동시에 이룬 팀 선배 이승엽의 뒤를 잇겠다는 각오다.
최근 10년간 MVP는 외국인 선수의 강세가 이어져왔다. 2015년 에릭 테임즈(NC)를 시작으로 최근 10년간 6번이나 외인 선수들이 MVP를 수상했다. 그전에는 1998년 타이론 우즈와 2007년 다니엘 리오스(이상 두산 베어스) 두 명뿐이었다.
국내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KT 위즈 안현민이 지난해 KIA 김도영에 이어 외국인 천하에 제동을 걸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시즌 초반 2군에 머물러 아직 규정타석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이달 내 진입이 유력하다. 타율 0.356(216타수 77안타), 출루율 0.465로 두 부문 모두 선두 등극이 유력하다. 리그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리그 전체 2위(4.98)로 1위인 폰세(5.06)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KIA 최형우도 타율·홈런·타점 부문 모두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