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기 대중화 대비”… 네이버, 연내 XR플랫폼 출시

입력 2025-07-18 00:54
경기도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 마련된 버추얼 콘텐츠 특화 스튜디오 ‘모션 스테이지’의 모습. 네이버 제공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 네이버 1784 사옥 지하 2층. 거대한 커브드 스크린 속 버추얼(가상) 우주인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자 우주인은 “우주에서 온 제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양손으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우주인의 정체는 사실 전자 센서가 부착된 전신 슈트를 입은 인간이었다.

이는 다양한 주제에 맞춰 초현실화한 가상 배경을 제공할 수 있는 스튜디오인 ‘비전 스테이지’와 3D 모션캡처(동작을 디지털 데이터로 분석·재현) 기술로 캐릭터에 움직임을 부여해 이를 실시간으로 가상 배경에 적용하는 ‘모션 스테이지’를 이용한 것이다.

네이버는 연내 확장현실(XR)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며 실감형 미디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몰입형 미디어의 대중화가 가속되는 흐름에 맞춰 네이버 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 엔진 스튜디오 리더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까지 안드로이드 기반의 XR 플랫폼을 처음 론칭할 예정”이라며 “케이팝과 버추얼 콘텐츠,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다양한 게임 콘텐츠 등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XR헤드폰 ‘프로젝트 무한’ 등 외부 XR 기기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곧 도래할 가상현실(VR) 기기의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XR 관련 기술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생생한 미디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와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텍스트 콘텐츠를 영상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오토클립Ai(AutoClipAi)’ 공개도 예고했다. 이는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의 맥락을 이해하고 요약해 숏폼에 최적화된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이다. 김 리더는 “오토클립은 AI가 블로그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영상 길이, 스크립트, 더빙, 컷 편집, 전환 효과 등을 모두 판단해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AI로 영상의 맥락을 심층 이해하는 ‘MUAi’ 플랫폼도 수개월 내 선보일 예정이다. MUAi는 오토 챕터(Auto-Chapter)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영상의 챕터를 구분하고 설명을 제공한다. 태그·분위기·장소·감정 등 영상의 세부 내용을 분석하고 메타 데이터화해 네이버 피드 추천을 고도화하는 등 사용자 경험도 개선할 방침이다.

성남=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