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닙니다. 지금 전남은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우뚝 섰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0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전남 예산은 13조원대를 돌파하며 2018년보다 73% 증가했고, 국고예산은 6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늘었다”며 “농수산식품 수출은 역대 최고치인 7억8000만 달러 돌파했고, 28조원이 넘는 민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 수는 2018년 5000만명에서 6300만명을 넘어섰고,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9위, 가구소득은 8위로 올라서며 전남 경제가 중위권으로 크게 도약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민생경제 회복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민생을 책임지는 전남’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수출 피해기업과 석유화학·철강산업 지원, 착한가격업소 공공요금 지원 등을 시행 중이다. 지역사랑상품권도 1조3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등 실질적 민생 체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민생, 재생에너지, 첨단산업, K-컬처, AI 첨단농어업, SOC 등에 집중해 더 큰 도약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RE100에서 미래도시까지
이재명정부는 출범 36일 만인 지난 10일 ‘RE100 산업단지 및 에너지 신도시 조성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TF 구성, 전력계통 문제 해결, 획기적 전기료 할인 방안 등 추진 방향을 담은 RE100 산단 정책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대통령실을 찾아 ‘RE100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전남 서남권을 RE100 특화산단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전국에서 가장 풍부한 햇빛과 바람 자원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총 23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전남은 RE100 산단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전남도는 이를 발판 삼아 무안·영암·해남·목포 등 서남권 4개 시군을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로 육성, 연간 1조원 에너지 기본소득 시대 실현 등 미래 에너지신도시 모델을 만들어 신성장 거점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2035년까지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632만평에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데이터센터 3GW·민자 15조원)’를 구축하고 데이터센터 RE100 특화산단을 조성해 대규모 ‘AI 에너지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안도 설명했다.
그는 “목포 신항, 영암 대불산단, 해남 화원산단, 영암 기업도시 등에는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아시아 태평양 해상풍력 허브’로 만들겠다”면서 “‘AI 첨단농산업 융복합 지구’를 서남권 신규 산단 100만평에 조성하고, 무안공항 인근 160만평에는 ‘첨단산업 및 RE100 융복합단지’ ‘미래 첨단 에어로 시티’ 등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첨단산업의 전진기지
전남도는 기회발전특구, 바이오 국가산단,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등 미래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내년까지 투자유치 3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흥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와 국가산단을 차질 없이 구축하고 제2우주센터 유치,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에 힘써 민간 주도의 글로벌 우주경제시대를 앞당겨 나갈 계획이다. 광양만권 미래첨단소재 국가산업단지 유치와 화순백신특구 첨단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도 중점 추진한다.
김 지사는 “올해 장성을 시작으로 광양, 해남, 순천에 권역별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본격 추진해 AI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AI 자율 운영 조선소 혁신거점’을 구축해 조선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전남이 주도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여수와 광양 등 동부권의 석유화학·철강산업에 대한 위기 대응을 위해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도 밝혔다. 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CCUS 클러스터와 수소환원제철을 통한 친환경 업종전환으로 미래첨단산업의 전진기지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도민 건강권 위한 국립의대 설립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은 상급종합병원도 부재해 중증·응급환자의 타지역 유출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의료 환경에 도민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는 국립순천대와 국립목포대 통합을 기반으로 한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지난해 통합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통합의대 설립 공동준비위원회’를 가동해 지역의 절박한 의료현실을 정부에 적극 전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 국립의대 설립 의지를 표명했고,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도 정부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고 공식 답변한 만큼, 새 정부 국정과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국립의대를 유치해 의료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공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교통·문화·복지 인프라 확장
전남도는 교통·문화·복지 전 영역에 걸쳐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전라선 고속화, 서해안 철도, 우주고속도로, 경전선, 전남형 트램 등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고 광양항의 스마트 물류 기반을 강화해 북극항로 진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전남의 고유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K-컬처 미래 트렌드를 창출하는 전남’도 만들 방침이다.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여수세계섬박람회 등 메가 이벤트와 콘텐츠를 통해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세계적 전남 브랜드를 확립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곡성과 영광에서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햇빛·바람 연금 등 에너지 기본소득과 전남만의 지속가능한 자주재원을 마련해 전남형 기본소득을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조부모 돌봄, 24시간 어린이집 운영, 통합돌봄 서비스 확대 등 전 생애주기 복지체계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