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6일부터 폭우가 쏟아져 차량이 매몰되고 도로가 통제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장대비는 1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을 덮쳤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앞에서 가까스로 멈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옹벽 흙더미에 매몰된 차량이 1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 차량이 매몰된 상태라 흙더미 등을 완전히 걷어내야 알 수 있으나 40대 남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 지름 수십㎝ 규모의 도로 파임(포트홀)이 발생해 복구가 진행됐으며, 경찰과 오산시는 수원 방향 2개 차로를 통제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호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2편이 결항됐고 인천~백령, 군산~어청, 계마~안마 등을 잇는 5개 항로, 여객선 7척이 발이 묶였다. 국립공원 2곳 117개 구간, 둔치주차장 29곳, 세월교 3곳, 지하차도 1곳, 하천변 44곳, 등산로 5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6990명이 비상 근무 중이다. 산사태 취약지구, 급경사지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1925곳도 미리 살피며 점검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까지 수도권, 충청권, 강원도 등 중부지방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최대 150∼200㎜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남부에는 17일 밤까지 비가 시간당 50∼80㎜씩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18일부터 19일까지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본부장인 김민재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을 관리하고, 기상 위험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주말 비가 내린 이후 이어서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관계기관에서는 비상대응 태세를 확립해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기상 상황을 틈틈이 확인하시고, 산사태 우려 지역과 하천변, 지하공간 등 위험한 지역의 접근을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인천과 경기, 대전, 세종, 충남 지역에도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 경기 평택, 충남 보령·서산·홍성·태안·공주·부여·서천·청양, 전북 군산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김용헌 기자, 홍성=김성준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