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남겨진 아이도 감지… “평범한 차 키가 아니다”

입력 2025-07-17 00:25
LG이노텍 직원이 차량에 남겨진 아동을 감지하는 ‘아동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뒷좌석에 남겨진 아기의 미세호흡을 감지해 알려준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꽂고 운전석 쪽에 서자 앞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양손에 짐이 가득해도 ‘발차기’ 동작만으로 트렁크 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다. 모두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 탑재된 기능이다. LG이노텍은 전 세계에서 2~3개 기업만이 보유한 독보적 기술력을 무기로 차량통신 부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술 설명회를 열고 2028년부터 양산할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전략을 발표했다.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기존의 실물 열쇠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차량 개폐와 시동 걸기, 열쇠 공유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이날 LG이노텍이 발표한 모듈은 디지털키 ‘3.0’ 버전으로, 저전력 블루투스(BLE)과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하는 초광대역(UWB)을 결합해 전파 방해와 보안 위험 등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으로 위치 정확도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오차범위를 10㎝이내로 줄여 제어 기술을 이전 제품 대비 30% 향상시켰다. 자사 레이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에 남겨진 아동을 감지하는 ‘아동감지(CPD)’ 기능도 선보였다. 기존 CPD가 중량으로 아동 탑승 여부를 판단했다면, 디지털키 3.0에 탑재된 CPD는 아동 특유의 미세호흡을 잡아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 내 CPD 기능 탑재를 법제화하고 있어 향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기술이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차세대 디지털키 모습.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디지털키를 포함한 차량통신 부품사업의 연 매출을 1조5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렌터카 등 차량공유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6000억원 규모인 디지털키 시장 규모가 2030년 3조3000억원으로 5배 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은 “이미 확보된 수주를 기반으로 디지털키 실적 목표를 잡았고, 2030년엔 세계 1위 디지털 키 공급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